한국에는 수많은 문화재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등록되지 못한 문화재에 대해 소개해들릴려고 합니다.
등록되지 못한 문화재, 왜 주목해야 할까
한국에는 수많은 문화재가 존재합니다.국보, 보물, 사적 등으로 지정된 문화재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관리와 보호를 받으며 후대에 전해지고 있죠. 하지만 공식적으로 ‘등록 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한 미등록 문화재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 미등록 문화재들은 대부분 지역 주민들에게만 알려져 있거나, 연구자들이 잠시 주목했다가 잊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것은 마을 한켠에서 조용히 남아 있고, 어떤 것은 개발 현장에 묻혀 사라지기도 합니다.
저는 “등록된 문화재만큼이나 소중한 유산이 어딘가에 묻혀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이번 답사를 시작했습니다.
미등록 문화재는 크게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역사적 가치가 분명하지만 행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
지역사회와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경우
이 두 가지 모두 우리 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대상입니다. 기록되지 않는 순간, 그것들은 언제든 흔적 없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숨겨진 유적지를 찾아서
제가 답사한 몇몇 미등록 문화재는 의외로 평범한 시골길, 혹은 마을 언덕에 숨어 있었습니다. 여행 안내서에는 단 한 줄도 나오지 않는 곳들이었죠.
마을 뒤편의 옛 성곽 흔적
경북의 한 시골 마을을 지나던 중, 주민의 안내로 오래된 돌담을 발견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단순한 담장이 아니라 조선 후기 군사 방어 시설의 흔적이라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돌을 층층이 쌓아 만든 구조는 성곽의 일부였고, 지금은 밭과 길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등록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폐허가 된 고택의 흔적
또 다른 지역에서는 버려진 고택을 찾았습니다. 지붕은 무너져 있었지만, 기둥과 문틀은 여전히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나무에 새겨진 문양, 대청마루의 구조 등은 분명 100년 이상 된 가옥임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유주가 명확하지 않고 관리가 어려워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무명 절터와 불상 조각
산길을 오르다 발견한 또 다른 유적은 작은 절터였습니다. 안내판 하나 없었지만, 마을 어르신이 “옛날 절이 있던 자리”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잡초 사이에서 불상의 일부로 보이는 조각과 기단 석재가 남아 있었는데, 전문 조사만 이뤄진다면 충분히 역사적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렇듯 미등록 문화재는 그곳에 살아온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만 전해지고 있었습니다. “여기 옛날에 뭐가 있었다더라”라는 구전이야말로 아직 발굴되지 않은 역사의 지도이자, 답사의 나침반이 되어 주었습니다.
사라지기 전에 기록해야 할 이유
답사를 다니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미등록 문화재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는 현실이었습니다.
개발과 도시화의 압력
– 도로 확장, 아파트 건설, 산업 단지 조성 과정에서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발 논리에 밀려 역사적 가치가 무시되는 것이죠.
관리 주체 부재
– 등록 문화재가 아니므로 국가나 지자체의 관리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결국 방치되거나 훼손되기 쉬운 환경에 놓이게 됩니다.
지역 기억의 단절
– “이 자리에 옛날 절이 있었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줄 세대가 사라지면, 그 순간부터는 단순한 돌무더기와 잡초로만 남게 됩니다. 결국 역사와 문화가 함께 단절되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미등록 문화재는 기록 활동이 절실합니다. 비록 지정과 보호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사진과 글로 남겨 놓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이 후대의 연구자나 지역 사회가 다시 주목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답사에서 발견한 유적들을 사진으로 찍고, 주민들의 구술을 메모하며 작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언젠가 이 기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요.